❶ 에디터스 레터 | 월간차지의 창간에 부쳐
❷ 좌담 | 조커는 크고 록조는 작다: 빅 딕 에너지의 문제
❸ 연재소설 | 곡예사 톰의 실종
❹ 이달의 빈지와칭 | 붙박이 남자 권오중의 알리바이
❺ 여행수첩 | 자동차, 고소공포증, 자전거
❻ 교환일기 | 취향의 형성에 관한 교신
❼ 불평불만 | 팥빙수 아브젝시옹
❽ 직업탐구 | 어느 테크 스타트업 OL의 수요일 오후
❾ 이달의 컴필레이션
❿ 내 운명을 알려다오
⓫ 픽션 앤 프랙티스: 결핍 워크숍 프로토콜
⓬ 독자차지
에디터스 레터
월간차지 편집부 단체사진
월간차지의 창간에 부쳐
유유민
월간차지의 창간에 부쳐
차지한다는 말은 방문과 점유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습니다. 무단침입의 뉘앙스도 느껴집니다. 자리를 잡는 동작처럼 보이지만 사실 빈틈을 확인하는 방식에 가까운 것이지요.
『월간차지』는 웹서핑과 숏 비디오, 러닝과 테니스라는 양극단의 액티비티가 오늘날의 여가방식을 완전히 지배하기 이전의 은밀한 기쁨을 떠올리며 만들어졌습니다. 마구잡이로 페이지를 넘기고, 쓸모없는 문장에 오래 머물고, 밑줄을 긋고, 과하게 사유하지 않지만 재미있는 것들을 떠올리는 상태. 의미에 집착하지도 논리를 판단하지도 않으면서 활자의 배열과 구문의 박자에 집중하는 상태. 예상치도 바라지도 않았던 글을 만나는 상태. 저희는 그것이 잡지를 읽는 감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창간호에는 별도의 주제나 테마를 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관심사나 이야기하는 방식을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여가시간에 도저히 디지털 기기를 놓을 수 없는 분들을 위해, 그것을 e-book 읽기나 제2외국어 공부같은 무거운 목적으로 유용할 에너지까지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토막글이나 릴스를 보고 싶지는 않은 분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천금같은 시간을 『월간차지』가 조금만 차지해 보겠습니다.
여러분. 저희는 많은 사람에게 읽히는 글들을 쓰고 싶습니다. 창간호의 독자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월간차지』는 웹서핑과 숏 비디오, 러닝과 테니스라는 양극단의 액티비티가 오늘날의 여가방식을 완전히 지배하기 이전의 은밀한 기쁨을 떠올리며 만들어졌습니다. 마구잡이로 페이지를 넘기고, 쓸모없는 문장에 오래 머물고, 밑줄을 긋고, 과하게 사유하지 않지만 재미있는 것들을 떠올리는 상태. 의미에 집착하지도 논리를 판단하지도 않으면서 활자의 배열과 구문의 박자에 집중하는 상태. 예상치도 바라지도 않았던 글을 만나는 상태. 저희는 그것이 잡지를 읽는 감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창간호에는 별도의 주제나 테마를 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관심사나 이야기하는 방식을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여가시간에 도저히 디지털 기기를 놓을 수 없는 분들을 위해, 그것을 e-book 읽기나 제2외국어 공부같은 무거운 목적으로 유용할 에너지까지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토막글이나 릴스를 보고 싶지는 않은 분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천금같은 시간을 『월간차지』가 조금만 차지해 보겠습니다.
여러분. 저희는 많은 사람에게 읽히는 글들을 쓰고 싶습니다. 창간호의 독자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